2020년 5월 29일
- 중경삼림에 그려진 홍콩 반환 –
* 왕가위 감독의 1995년 영화 중경삼림은 홍콩 반환을 2년 앞두고 있는 홍콩 사람들의 불안을 잘 보여줍니다.
* 영화에서 금성무는 만우절에 실연을 당합니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말이
거짓말이었을 거라고 믿으며 자신의 생일인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들을 사 모읍니다. 거짓말한 거라면 자신의 생일엔 돌아올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통조림을 30개 사모아도 옛 연인이 돌아오지 않자 “사랑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고 읊조립니다.
* 마약상을 연기하는 임청하는 레인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습니다. 날이
맑을지, 비가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는데, 마약 밀매가
꼬이자 일을 꼬이게 만든 영국인으로 보이는 남자를 권총으로 쏴 죽입니다.
* 30년 전엔 더 잘생겼던 양조위는 연인이 떠나며 남긴 편지를 읽지
않습니다. 그리고 혼자 사는 아파트에서 물건들과 얘기합니다. 대화의
내용은 모두 “혼자 잘 살아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짐입니다. 이런 양조위를 돕다 좋아하게 되는 왕정문은 1년 뒤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휴지’에 써서 줍니다.
- 일국양제, 휴지쪼가리
같은 약속 –
* 금성무와 양조위는 영국이 떠나고 혼자 남게 되는 홍콩을 연기하고 일국양제라는 약속은 휴지로 상징됩니다. 이렇게 홍콩인들에게 영국은 언제간 떠날 줄 알고 있던 연인과도 같았습니다. 홍콩인들
중에는 연인을 찾아 영국, 미국, 캐나다, 싱가폴로 떠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아무 대책 없이
홍콩에 남았습니다.
* 홍콩 보안법에 대해 미국이 보복하겠다는 건 참 웃픕니다. 전 여친은
모른척하고 있는데, 전 여친의 현 남친이 보호해주겠다는 말에 얼마나 진심이 담겨 있을지는 속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홍콩은 2046년 중국과 강제 결혼이 예정돼
있습니다. 그때까지 중국이 영국만큼 멋있어져야 홍콩은 슬프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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