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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Column_가수요_2026.10.17

  

- 1단계, 주문증가 -

 

* 매일 10개 팔리던 물건이 20개 팔리면 소매상은 주문하던 10개에 증분을 감안해 7개를 더 주문합니다.

 

* 10개 주문하던 소매상이 17개를 주문하는 걸 본 도매상은 제조업체에 40개를 주문합니다. 10개가 더 팔렸지만 제조업체가 더 받은 주문은 30개 많아집니다.

 

- 2단계 안분배정 -

 

* 주문 증가는 소매상 한 곳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너도나도 주문을 늘리고, 제조업체는 즉각 수량을 늘릴 수 없으면 주문 수량에 비례해 물건을 나눠줍니다.

 

* 10개 더 주문했는데, 제조업체가 3개만 더 배정해주면 그 다음에 소매상은 10개를 확실히 받기 위해 30개를 더 주문해야 합니다. 이렇게 주문은 가수요에 수요자를 곱한 만큼 늘게 돼 있습니다.

 

- 3단계 인플레 -

 

* 이러다 물건 가격까지 오르면 소매상은 주문을 앞당깁니다. 1달 뒤에 주문해서 더 비싸게 사는 것보다 창고에 쟁여 놓는 게 더 싸게 먹히기 때문입니다.

 

* 이런 루프를 타고 주문이 증가하면, 늘었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계약에 가수요가 얼마나 끼어 있는지를 봐야 하고, 계약의 진정성은 위약금으로 표시됩니다.

 

- 사이클 -

 

* 밸류체인 위치에 따라 사이클의 진폭을 어느 정도 맞는지가 결정됩니다. 오픈AI, 앤트로픽은 수요자, 빅테크는 소매상, 데이터센터는 도매상, 메모리는 제조업체여서 메모리 주문에는 가수요가 있을 겁니다.

 

* 그래서 국내 메모리 업체들은 Capex에 신중합니다. AI 수요만 생각하지 말고 계약구조도 같이 봐야 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10월 9일 금요일

Column_유럽 재정위기_2026.10.09

  

- 독일 위기의 구조 -

 

* 독일은 중국에 벤츠 팔고, 러시아에서 가스 수입하고, 미군이 지켜줬습니다. 지금은 중국산 전기차 들어오고, 러시아 가스 가격은 오르고, 미국은 스스로 지키라고 합니다.

 

* 프랑스 파리 식당들은 매달 9일 북적입니다. 파리 시가 매달 9일 은퇴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 2011년엔 유로존의 작은 나라들이 위기였지만, 지금은 큰 나라들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15년 전이랑 비교해서 안좋으면 안좋았지, 좋진 않습니다.

 

- 차화정 -  

 

* 그래도 시장은 신경쓰지 않을 겁니다. 15년 전이랑 한국의 수출 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우리가 중국에, 중국이 유럽에 수출했지만 지금 우리는 미국에 수출합니다. 유럽-중국-한국의 연결고리는 약해져 있습니다.

 

* 그래서 2011년 화학, 정유 업종 비중은 최대 20%였지만 지금은 2%입니다. 2%면 LG엔솔 종목 하나 정도 비중입니다.

 

- 논리 반증 -

 

* 주식은 샀을 때의 논리가 반증되면 파는 겁니다. AI가 좋아서 주식을 샀는데, 유럽이 재정위기를 맞았다고 파는 건 논리가 맞지 않습니다.

 

* 유럽 경제가 좋아 보여서 주식을 산 사람, 금리가 낮아서 주식을 산 사람, 그런 사람들은 지금 꼭 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10월 3일 토요일

Column_AI 숙련공_2026.10.02


- AI 벤치마크 70점 -

 

* AI를 사용하는데 드는 총비용은 (AI 반복 횟수 X 토큰비) + (사람 개입 횟수 X 인건비) 입니다. 아직 AI의 작업이 완벽하진 않아서 사람이 개입하는 비용을 더해야 합니다.

 

* AI 벤치마크 점수 70점은 반복 횟수가 급감하는 변곡점입니다.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클로드 페이블, GPT 아스트라를 미국 정부가 관리하는 이유도 이들의 벤치마크 점수가 70점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이 둘은 진정 인간보다 뛰어날 겁니다.

 

- 숙련공 AI -

 

* 숙련공의 재작업률은 2%, 신입은 15% 정도입니다. 숙련공이 8번 연속 작업했을 때 오류가 생길 확률이 신입이 첫번째 작업했을 때 오류가 생길 확률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벤치마크 70점 이상 AI는 18번 연속 작업했을 때 그 정도 오류가 생깁니다.

 

* 성능 좋은 AI가 숙련공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숙련공과 AI를 동시에 동원하면 보다 차원 높은 분업을 할 수 있고 더 미세하고 복잡한 공정도 소화할 수 있습니다.

 

* AI는 지금 컴퓨터 밖으로 튀어나오기 직전입니다. AI는 숙련공들 사이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길게 늘어뜨릴 것이고, 그 덕에 생산성은 드라마틱하게 개선될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9월 19일 토요일

Column_기대의 속도_2026.09.19

  

- 기대 -

 

* 기대와 예상은 같은 듯 다릅니다. 예상은 “그럴 것이다”, 기대는 “그렇게 될 것 같다” 혹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입니다.

 

* 기대는 자기실현적입니다. 물건 가격이 오를 것 같아 사면 실제로 오릅니다. 그래서 중앙은행들은 물가를 안정시키기 전에 기대를 안정시킵니다.

 

- 의도된 모호함과 미주알고주알 -

 

*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의도적으로 복잡하고 모호한 문장을 사용했습니다. “물가 안정 상태란 가계와 기업이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때 물가 변동 가능성을 굳이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말한다고 말했는데, 행간에는 (2%를 넘어도 돼)가 숨어 있었습니다.

 

* 변호사 출신 제롬 파월 전 의장은 2021년 “물가가 2%를 한동안 상회하더라도 평균값을 보겠다”고 하는가 하면 ‘다양한 계층의 포용적 고용’ 같은 말을 미주알 고주알 늘어놨습니다. 시장참가자들은 Fed가 물가를 잡을 의지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기대 투자 -

 

* ‘기대 투자(Expectation Investing)의 저자 마이클 모부신은 기대를 “시장으로부터 요구받는 미래성과에 대한 현재가격”이라고 설명합니다. 그에 따르면 주가든, 금리든 가격이 움직이는 건 기대가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 모부신은 주가에 대한 잘못된 기대를 갖게 되는 이유가 회사의 내부만 들여다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회사를 둘러싼 외부를 보지 못하면 자신이 가진 정보를 고평가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지 않은 내부자 정보에 매몰됩니다.

 

- 기대의 속도 -

 

* 모부신은 기대를 활용해 돈을 버는 방법이 두 가지 있는데, 남다른 통찰력을 가지라고 합니다. 그러면 저평가돼 있는 주식을 찾을 수 있다는 건데, 말이 쉽습니다.

 

* 또 다른 방법은 시장의 기대가 바뀔 때 걸리는 시간이 짧은 주식을 찾는 겁니다. 건설과 바이오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속도가 같을 수 없습니다.

 

* 그래서 주가는 델타의 함수고, 수익률은 감마의 함수입니다. 기대를 읽고, 기대의 속도를 재면 남들보다 빨리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9월 12일 토요일

Column_전망은 입장이다_2026.09.12

  

- 랜드맨 -

 

* “원유 가격은 60달러 위, 90달러 아래에서 노는 게 가장 좋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90달러일 때도 우리야 돈방석에 앉지만,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 50센트를 넘어가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기 시작하거든요. 만약 100달러를 찍으면 미국의 모든 제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어야 합니다."

 

* "배럴당 78달러, 그게 거의 완벽한 수치죠. 계속해서 탐사 활동을 이어갈 만큼 충분한 이익을 가져다주면서도, 주유소에서 기름 넣을 때 소비자들의 지갑을 너무 아프게 찌르지 않으니까요." 파라마운트 시리즈 ‘랜드맨(Landman)’ 시즌1 마지막회(10화)에서 토미 노리스를 연기한 빌리 밥 손튼의 대사입니다.

 

- 전망은 입장이다 -

 

*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은 전망 자료를 내놓을 때마다 전세계 원유 공급이 원유 수요보다 500만 b/d 많다고 분석합니다. 2027년 원유 수요는 1억 500만 b/d, 원유 공급은 1억 1,000만 b/d입니다.

 

* OPEC은 전망 자료를 내놓을 때마다 전세계 원유 공급이 원유 수요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원유 수요는 1억 500만 b/d, 원유 공급은 1억 400만 b/d입니다. 둘의 500만 b/d 차이는 OPEC의 공급에서 비롯됩니다. 말이 좋아 전망이지 미국은 OPEC에 더 생산하라고 압박하는 거고, OPEC은 안 하겠다고 버티는 겁니다.

 

- 전망은 포지션이다 -

 

* 모든 전망은 포지션을 반영합니다. 누군가의 전망이 달라졌다면 포지션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은 어린 헤지펀드 매니저의 AI 주식 포트폴리오를 빼앗기 전까진 AI를 쓰레기라고 했고, 뺏은 다음엔 황금이라고 했습니다.

 

* 이 거래의 하이라이트는 켄 그리핀이 할인폭만 먹고 포지션을 즉각 던졌다는 겁니다. 이후론 의견이 없었습니다.

 

* 전망은 할 필요도 없고, 잘 맞지도 않습니다. 주목해야 할 건 지금 상황에서 사람들이 포지션을 바꿀 것인가 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9월 5일 토요일

Column_국채 위기의 구조_2026.09.05

  

- 커버리지 비율 -

 

* 한 나라 정부가 국채 이자로 지급하는 금액이 조세 수입의 20%를 넘으면 부도 위험이 높다고 추정합니다. 역사적으로 1998년 러시아, 2001년 아르헨티나, 2011년 그리스가 20%를 넘겼고 악화된 끝에 부도를 맞았습니다.

 

* 지금 미국은 18% 정도입니다. 레이 달리오 같은 매크로 구루들이 미 국채에 부정적인 얘기를 하는 것도 이 비율 때문입니다. 일본도 단기국채를 포함하면 15%를 이제 막 넘어섰습니다.

 

- 외국인 비중 -

 

* 또 다른 신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보유 비중입니다. 재정적자가 커지면 그 나라 통화당국은 외국인에게 국채시장을 개방합니다.   

 

* 특이하게 아르헨티나는 유럽의 개인 투자자들, 특히 이탈리아 은퇴자들이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로존에 편입된 이후 금리가 갑자기 낮아졌고,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많은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 듀레이션 -

 

* 가장 중요한 건 부채의 듀레이션입니다. 조달이 장기채를 중심으로 이뤄지면 부도가 잘 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디폴트 직전 국채 평균 듀레이션이 6개월, 아르헨티나는 2.5년, 그리스는 6.3년이었습니다.

 

* 지금 미국은 6년, 일본은 9년입니다. 재정이 부실해지고 있는 나라가 부채 포트폴리오를 갑자기 장기로 바꾸겠다고 하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 기축통화 –

 

* 그래도 자국 통화를 찍어내서 부채를 녹일 수 있는 기축 통화국은 위기를 맞지 않습니다.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잃으면 부도가 납니다. 1930년대 영국은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미국에 내줬고 1차 대전 때 미국에 빌린 돈을 결국 못 갚았습니다.

 

* 미국, 일본의 재정 상황은 수치상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그래도 아직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지 않고, 기축통화국의 지위는 흔들림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그들의 행동이 아직은 수상하지 않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8월 29일 토요일

Column_규칙은 승자를 알고 있다_2026.08.29

  

- 규칙이 전부다 -

 

* 전술 분석가들은 규칙이 승자를 정한다고 주장합니다. 축구로 예를 들면 교체가 3명에서 5명이 되면서 스쿼드 뎁스가 중요해졌고, 쿨링 브레이크 도입은 경기의 흐름을 자주 끊어서 점유율보다 모멘텀(한방)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입니다.

 

* 국내 주식시장의 규칙을 작년부터 복기해 보면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대주주들의 주주환원 정책 변화를 이끌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갑자기 도입돼 주가지수를 오버슈팅 시켰습니다.

 

- 정치가 중요한 이유 -

 

* 정치를 봐야 하는 이유는 정치가들이 그 룰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대통령 선거 직전을 포함해 집권 전반부에 주식시장 수익률이 좋고 갈수록 떨어지는 건 막 선출된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룰을 바꾸면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 어느 타임라인에서 봤는데, 투자의 기회는 없던 게 생기거나 있던 게 사라질 때 생깁니다.

 

- 중간선거 직전 직후 -

 

* 다가오고 있는 선거는 미국 중간선거인데, 중간선거 전후 수익률을 보면 통념과 달리 직전 12개월보다 직후 12개월이 더 좋습니다.

 

* 사람들은 뭐가 됐든 새 판이 짜지면 투자 기회는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거꾸로 주식시장은 익숙해지는 것, 모멘텀이 약해지는 걸 싫어합니다.

 

* 미 민주당의 이번 중간선거 캐치프레이즈는 1) 친환경 투자 수호 2) 처방약 가격 상한제 3) 우크라이나 지원, 나토 동맹 복원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 이런 키워드들이 중간선거 직후 주식시장 로테이션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지금 시장에서 피로를 느끼고 현재 포트에서 뭔가를 바꾸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8월 22일 토요일

Column_stable easing_2026.08.22

  

- 미 국채 바이백 -

 

* 미 재무부가 장기채 바이백을 2배로 늘렸습니다. 장기채를 더 사려면 단기채는 덜 사야 하기 때문에 밑돌 빼서 윗돌 괴는 겁니다.

 

* 장기 국채를 사주던 자들이 요즘 사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Fed는 앞으로도 안 살 거라고 했고, 외국 중앙은행들은 금을 삽니다. 한국은행도 그러고 있습니다.

 

- 뜬금 비트코인 -

 

* 시중 유동성이 말라가고 있는데, 뜬금없이 비트코인이 7만달러를 넘었고 이더리움도 급등했습니다.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정비된다는 뉴스를 갖다 붙이던데 진짜 원인은 그게 아닐 겁니다.

 

* 바이백이 발표된 날 8월 28일부터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의 주제도 공개됐습니다. ‘금융혁신, 지급결제와 정책에 대한 함의’ 입니다.

 

- 스테이블 코인 심포지엄 -

 

* 스테이블 코인이 대거 도입되면 그때 어떻게 할 건지 얘기해보자는 겁니다. 당장 사람들이 은행 예금에서 돈 찾아서 스테이블 코인으로 바꾸면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들은 단기 국채를 살 겁니다.

 

* 은행 예금으로 단기 국채 사는 겁니다. Fed는 작년 말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1조달러 늘면 은행 예금에서 0.6조~1.2조달러가 순유출된다고 계산했습니다.

 

- stable easing -

 

* 미 장기국채를 안 사주면 재무부가 단기 국채를 줄여서 삽니다. 단기 국채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들이 삽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예금을 대체합니다.

 

* 케빈 워시는 Fed가 자산을 직접 매입하는 건 반대하면서 스테이블 코인을 확대해 그들보고 사게 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잭슨홀에서 스테이블 코인 수요가 크다는 얘기 나오면 금리 떨어지는 신호로 보면 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8월 15일 토요일

Column_너의 실패 나의 책임_2026.08.15

  

- 미국의 행동 -

 

* 7월 말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미국도 외환시장에 개입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샀습니다. 엔화 약세를 막으러 들어간 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개입 직후 일본이 Fed의 FIMA(국제통화당국) 레포 기구에서 개입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FIMA는 외국 중앙은행이 Fed에 미국 국채를 맡기면 달러를 빌려주는 기구입니다.

 

- 일본의 실패 -

 

* 일본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시작한 세개의 화살에 꽂혀 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더 큰 감세, 더 큰 지출을 계획 중입니다. 올해 일본의 재정적자는 작년 GDP의 1.4%에서 올해 2.9% 예상됩니다.

 

* 재정을 쓸 거면 기준금리를 올려서 엔 약세를 막는 게 예의인데, 일본은행은 다카이치 눈치를 보며 금리인상을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7월말 금정위에서 중동, AI를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고, 그날 엔화는 대폭 약세를 보였습니다.

 

 

- 미국의 책임 -

 

*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상도 눈치 없이 일본의 대규모 투자가 장기적으로 엔화 강세에 도움이 된다는 이상한 소리를 했습니다.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 그런데 일본 10년 국채금리가 3%를 넘어가면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고 기준금리만 올리는 것도 미국 입장에선 짜증납니다.

 

- 일본의 행동 -

 

* 엔화 약세를 막으려고 일본은행이 들고 있는 미 국채를 Fed에 갖다주고 달러를 빌려서 일본으로 가져오면 결국 일본을 위해 Fed가 QE를 하는 꼴이 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올해 들어 Fed의 총자산은 0.2조달러 늘었습니다.

 

* 정치인들은 가끔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 총리는 자신의 뜻으로 재정지출을 줄이고 싶지 않을 겁니다. 일본 10년 국채 금리는 2.885%이고 3%까지 0.115%p 남았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8월 8일 토요일

Column_인사발령_2026.08.07

 

* 드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 무한의 기계 -

 

* 올해 3월 출간된 허사비스 평전 ‘무한의 기계(the infinite machine)’에는 구글에 합류하기까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 1) 가장 큰 돈을 제시한 건 메타였습니다. 허사비스가 주커버그를 기술로 떠봤는데, AI에 대한 이해가 낮아서 탈락 2) 일론 머스크는 파티에 초대하고 갖은 오버를 떨었지만 탈락 3) 래리 페이지가 돈 버는 건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연구만 해도 된다고 해서 데려갔습니다.

 

*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고 1년 뒤, 구글은 상업적 성과를 원했습니다. 그러자 허사비스는 딥마인드를 독립시키겠다고 했고 순다 핏차이가 막은 대신 딥마인드는 특별 지위를 얻었습니다.

 

- AI 3위 -  

 

* 허사비스는 최근까지 FINRA(미 금융산업규제국)와 유사한 AI 규제기구 설립을 시도했습니다. 그 사이 앤트로픽은 클로드 Opus 5를, 오픈AI는 GPT-5.6을 발표했고 앤트로픽은 추론에서, 오픈AI는 코딩에서 무쌍을 찍었습니다. 구글의 제미나이 3.6프로는 아직 내부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 AI는 진작에 상업화, 수익화 영역에 들어왔고 구글도 AI 전략을 제품, 실행으로 전환했습니다. 제미나이 소비자 전략을 담당하던 카부크추오글루가 핏차이에게 직보하는 건 그래서입니다.

 

- 남의 돈으로 예술할 권리 -

 

* 허사비스는 노벨상을 안겨준 알파 폴드를 가지고 AI 바이오테크 아이소모픽(isomorphic)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알파고 이후 10년이 LLM에 기반한 소비자 AI의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 10년은 단백질 구조 해석에 기반한 AI 바이오테크의 시간입니다.

 

* 투자 수익률은 기술이 제품이 될 때까지가 가장 높고, 범용으로 확산될 때부터 서서히 낮아집니다. 지금부터 AI 플레이는 바이오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8월 1일 토요일

Column_개인 투자자_2026.08.01

  

* 투자자로서의 개인을 정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유동성 공급자 -

 

*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적을 때 50조원에서 많을 때엔 100조원을 넘는데, 투자 주체를 개인 외국인, 기관으로 3등분해놓고 이 중 어느 하나가 1조원 이상 순매수하거나, 순매도하면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한국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적을 때 50%, 많을 때엔 90%까지 거래에서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개인 수급의 방향성은 외국인, 기관과 반대 방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의 순매수, 순매도는 거래를 받아주는 의미이지 방향성이 아닙니다.

 

- 감정적 투자자 -

 

*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라고 말할 때에는 외국인, 기관과 대비되는 개인의 특징을 가리킵니다. 1)포트폴리오를 구성하지 않고, 2) 룰에 기반하기보다 감정이 개입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 그래서 개인 투자자는 오를 때 더 사고, 내릴 때 더 팔아서 고점과 저점을 뾰족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고 간주됩니다.

 

* 이런 개인의 움직임은 신용을 보면 포착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빌려주는 돈을 쓰는 사람들의 특성은 실제로 이래서 ‘개인 투자자’의 모습에 가깝습니다.

 

- 장기 매수자, 단기 매도자 -

 

* 수급으로 시장의 분위기를 읽으려면 투자자들 고유의 듀레이션으로 나누는 게 좋습니다. 단기 투자자의 비중이 증가하면 고점과 저점에 가깝고, 장기 투자자의 비중이 증가하면 고점과 저점에서 멀어집니다.

 

* 단기 투자자가 팔고 있고, 장기 투자자가 사고 있으면 주식시장이 저점에 근접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신용이 감소하고 있고, 연기금이 사고 있을 때일 겁니다. 또는 기관 로스컷이 나가고 있을 때 대주주나 자사주 매입이 늘어나고 있을 때입니다.

 

* 지금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7월 25일 토요일

Column_streetwise_2026.07.25

  

- 길바닥 감성 -

 

* 로이드 블랭크파인 전 골드만삭스 CEO가 쓴 ‘streetwise’는 실전감각의 기록장입니다. 뉴욕 빈민가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길게 기술하며 자신의 길바닥 감성을 자랑스러워합니다.

 

* 1994년 장기 저금리가 끝나던 시기, 골드만 트레이딩 부문은 채권에서 큰 손실을 입었고 파트너들은 떠났습니다. 블랭크파인은 회사를 상장시키는 편이 더 책임 있는 경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후에 복귀를 타진한 사람들은 야멸차게 돌려보냈습니다.

 

- 맨정신 -

 

*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에 대한 기록도 다른 사람들과 다릅니다. 금융위기 회고록은 많고 대부분 자신을 영웅서사의 주인공으로 기록하지만, 뉴욕연방준비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팀원이 “더는 못 버티겠다”고 하자 “여기가 해변이냐”고 몰아세운 장면을 소개합니다.

 

* 블랭크파인은 금융위기 당시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던 다른 회사 트레이딩 수장을 비난하는가 하면 시장이 평온하면 자신은 불안하다고 털어놓습니다.

 

- 문제해결 능력 -

 

*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금융위기 영향에서 벗어나려고 워렌 버핏에게 굴욕적으로 비싸게 돈을 조달했습니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돈을 빌려줄 수 있었다고 했지만 필요한 건 버핏의 돈이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버핏의 신용으로 주가가 상승하자 다시 자본을 조달했습니다. 비싸게 산 크레딧은 반드시 써먹었습니다.

 

* 그는 살아남는 게 최우선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합니다. 딕 풀드 리먼 브러더스 CEO와 자신을 대비하는데, 풀드는 위기의 순간에도 회사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고 자산 가치 하락을 공매도 탓으로 돌렸다고 회상했습니다.

 

* 내가 위기에 빠지게 된 이유와 과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블랭크파인의 말을 믿으면 그는 책임을 돌리거나 변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상황을 어떻게 벗어났는지만 얘기합니다. 투자라는 게 그렇습니다. 멋있게 벌었다고 두 배로 쳐주지 않고, 논리적으로 잃었다고 그 돈 누가 물어주지도 않습니다. 그저 문제를 해결해 나갈 뿐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7월 11일 토요일

Column_Pig Market_2026.07.11

  

- Bull Market-

 

* 주가지수가 고점에서 20% 하락하면 약세장으로 정의하는 건 기술적입니다. 연초 이후 110% 올랐다가 90% 올라있는 시장을 약하다고 할 수 있는 건지, 레버리지가 잔뜩 끼어있는 상태라면 20%가 아니라 40%는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생각하게 됩니다.

 

- Bear Market -

 

* CLSA 전략가였던 러셀 네피어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7만편을 읽고 역사적인 약세장들을 분석해서 CLSA 자료처럼 생긴 노란색 표지의 책 ‘베어마켓’을 냈습니다. 네피어는 약세장들의 패턴을 분석하면서 밸류에이션, 물가, 심리를 기준으로 삼았고 PBR과 CA P/E, 구리가격, 거래량, 통화정책의 변화를 살폈습니다.

 

* 시대를 보정하면 1) PBR이 너무 높아진 상태에서 2) 메모리 가격이 빠지고 3) 거래가 줄면서 4)통화정책이 매파적으로 변할 때 베어마켓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ig Market -

 

* 이 기준들을 지금 시장에 적용하면 1) PBR은 2.24배로 높습니다. 자꾸 PER 낮다 그러는데, CA P/E는 27배입니다. 2) 메모리 현물 가격이 아직 빠지는 조짐은 없습니다. 3) 레버리지 ETF 때문이긴 하지만 거래는 아직 많습니다. 4) 각국 중앙은행이 매파적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물가도 아주 높진 않습니다.

 

* 밸류에이션이 높아져서 강세장의 힘이 빠지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래도 주식을 대체할 자산은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러셀 네피어도 책에서 국면마다 채권, 크레딧과 주식을 비교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 부동산까지 더해서 봐도 그렇습니다.

 

* 주식시장 참가자들을 황소(롱), 곰(숏), 돼지(탐욕)로 나누는데, 지금은 황소랑 곰이 돼지들을 학살하는 구간입니다. 황소와 곰이 시장을 위아래로 흔들고 돼지들이 나가떨어지면 시장의 변동성도 같이 떨어질 겁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6월 27일 토요일

Column_추세일까_2026.06.26

  

- 추세일까 -

 

* 추세, 감마, 레버리지로 어지러운 시황에서 친구는 추세추종 전략을 구사하는 매니저들을 인터뷰한 책을 권했습니다.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면 추세 추종이란 세상이 달라지는 방향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 추세에 올라타려면 세상에 어떤 구조가 존재하는지, 어떤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균형으로 회귀한다는 건 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문장은 “가치주는 성장주 쉴 때 잠깐 매매하는 것”이라는 파괴자의 말도 겹칩니다.

 

* 달라진다는 건 긴 이야기입니다. 네덜란드인들이 수로로 이동하다가 도로가 생겨서 자동차로 이동하는데, 결국 다시 배를 타는 균형으로 돌아 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습니다. 애플이 아이폰을 더 많이 팔고 가격을 계속 올릴 것이라는데 사람들이 동의하면 추세입니다.

 

- 타이밍 -

 

* 추세 추종을 하기 좋은 타이밍은 바로 오늘, 바로 지금입니다. 고점에서 하락하던 주식이 바닥을 잡은 날이 가장 좋긴 하지만 추세를 인지했다면 내일보단 오늘이 낫습니다.

 

- 추세 안에서 -

 

* 추세추종 매매의 원칙은 세가지 밖에 없습니다. 1) 진입 2) 익절 3) 손절입니다. 다른 규칙을 추가하면 안됩니다. 내 포지션이 추세 안에 있을 때 해야 할 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 특히 강세장에서 포지션을 잃어선 안됩니다. 거래비용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돌리는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 추세의 끝 –

 

* 회사가 변화의 흐름에서 이탈할 때 추세는 끝납니다. 강력한 대체제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이 더 사지 않을 때, 제품 가격을 더 올리지 못할 때가 추세의 마지막 날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6월 20일 토요일

Column_케빈 워시 TF_2026.06.19

  

* Task Force는 최고 의사 결정자가 무거워진 조직을 움직일 때 만듭니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어서 TF 구성을 보면 의중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Fed 이사들의 임기는 14년이고, 제롬 파월 전 의장만 2028년에 임기가 끝납니다. 나머지 6명은 2030년 이후에 종료됩니다. 1970년생인 케빈 워시는 7명 이사들 가운데 미셸 보우면 다음 두 번째로 어립니다. 보우먼도 71이어서 막내가 둘입니다.

 

- 소통 TF, 해석은 시장이 –

 

*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워시는 TF를 돌리기로 했습니다. 1번 소통 TF는 Fed가 더 이상 친절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합니다. 금융위기 이후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시장의 방향을 알려줬지만 이제부터 해석은 시장이 알아서 하는 거고, 이미 FOMC 성명은 그린스펀 때보다 더 짧아졌습니다.

 

- B/S TF, 은행에 돈을 돌려드림 -  

 

* 금융위기 이후 Fed가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Fed는 위기 때 자산을 매입하므로 이자가 낮을 때 투자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금리가 올라 준비금에 지급하는 이자, 즉 비용은 늘었습니다. Fed는 역마진을 보는 구조여서 워시는 이걸 뜯어 고치고 싶어합니다.

 

- 데이터 TF, 언제적 설문조사 -

 

* AI를 좋아하는 워시는 경제지표가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데이터를 설문으로 수집하는데, 후지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후행적인 통계 대신 실시간 AI가 수집한 데이터를 정책 결정에 적용하고 싶은가 봅니다.

 

- 생산성 고용 TF, AI 영향 연구 –

 

* “AI가 생산성을 높여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춘다”를 검증하는 TF인 것 같습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아직 인정하지 않는 가설을 벤처 캐피탈 출신인 그가 직접 검증하겠다는 겁니다. 이 TF의 첫번째 보고서는 ‘AI Capex는 인플레이션 위협이 아니다’, 두번째 보고서는 ‘고용 감소는 위기 신호가 아니다’일 겁니다.

 

- 인플레 프레임워크 TF, 헤도닉 방식 –

 

*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인플레가 왜 생기고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는 바꿀 것 같습니다. 품질조정 기법이 거론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8G 노트북이 단종되고 16G 노트북 가격이 더 비싸면 성능이 좋아졌으니 실질적으로는 더 싸졌다고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 결론적으로 워시는 1) 금융위기 때 만든 프레임워크를 18년째 쓰고 있는 게 싫고 2) AI발 생산성 공급확대를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잡아내, 1990년대 앨런 그린스펀이 그랬던 것처럼 생산성 향상을 근거로 금리인상을 자제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벤 버냉키의 숙제가 인플레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워시는 디스인플레를 만드는 겁니다. 버블의 마지막 점은 워시가 찍을 겁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6월 13일 토요일

Column_변동성과 친해지기_2026.06.13

  

- 비상식적 변동성 –

 

* VKOSPI가 오르는데도 KOSPI가 오르는 건 누군가 외가격 콜옵션을 활용해서 레버리지 포지션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 주가와 변동성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상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물론 낮을 때 매매하면 좋겠지만, 그 시간은 과거보다 훨씬 짧을 겁니다.

 

- 변동성의 지분 -

 

* 주가를 내재가치와 변동성으로 나눠 분포를 표시하면 과거엔 평균에 모여 있었겠지만 지금은 양쪽 끝이 두터워졌을 겁니다.

 

* 변동성도 트레이딩해야 하고 변동성을 이해못하면 투자의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예전엔 매크로, 재무를 분석해서 내재가치를 파악하는 게 중요했지만 지금은 레딧에서 대화, 개인 수급 데이터가 비싸게 팔릴 정도로 변동성이 중요해졌습니다.

 

- 꼬리와 몸통의 비율 -

 

* 1987년 블랙먼데이를 이해하려면 1973년부터 빌드업을 따라가야 합니다. 1973년 CBOE애서 개별주식 옵션 거래가 시작됐고, 그해 블랙-숄즈 모형이 발표됐습니다. 1982년 CME에 S&P500지수선물이 상장됐습니다. 1983년엔 CBOE에 S&P100 지수옵션이 상장됐습니다.

 

* 1982년부터 지수선물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1987년엔 S&P500 선물 거래대금이 NYSE 현물거래대금을 넘어섰습니다. 블랙먼데이는 꼬리가 몸통을 크게 흔든 겁니다.

 

- 변동성과 친해지기 -

 

*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 현물 주식 거래가 크게 늘어서 거래대금이 100조원을 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76조원이었는데, 같은 날 파생상품 거래금액은 319조원이었습니다. 이미 몸통은 꼬리에 완전히 휘둘리고 있습니다.

 

* 앞으로 나이트 거래, 역외 레버리지 거래, 토큰 거래 등등 파생상품을 활용한 거래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변동성을 공부하고, 친숙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돈을 법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6월 6일 토요일

Column_인플레 2%와 3% 차이_2026.06.06

  

- 인플레 1~2% –

 

* 골디락스입니다. 주식과 채권이 같이 오릅니다. 주식 중엔 성장주, 채권 중엔 장기채가 오르기 때문에 분위기는 숫자보다 훨씬 좋습니다. 1995~99년, 2012~15년이 이랬습니다.

 

* 우리나라의 올해 1월, 2월 CPI 상승률은 2.0%였습니다.

 

- 인플레 2~3% -  -

 

* 주식은 오르는데, 채권은 안되기 시작합니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성장주에서 실적 찍히는 종목들로 수급이 이동합니다. 2004~06년, 2016~18년이 대표적입니다.

 

* 우리나라 4월 CPI 상승률은 2.6%였습니다.

 

- 인플레 3~4% -

 

* 주가는 반락하고 채권은 본격적으로 빠집니다. 경기과열 초입으로, 원자재와 TIPS 같이 인플레 헤지 상품들이 반짝하지만, 주식 채권이 같이 내리는데 장사 없습니다. 2022년 초가 대표적입니다.

 

* 6월 2일에 발표된 우리나라 5월 CPI 상승률은 3.1%로 올랐습니다.

 

- 인플레 4% 이상 -

 

* 주가, 채권 둘 다 급락합니다.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쪼그라들고, 마진율도 깨져나갑니다. 어지간한 자산들 다 안됩니다. 1973~74년, 1979~80년 오일쇼크 시기를 들 수 있습니다.

 

* 지난 2022년 3월 CPI 상승률은 4.2%를 기록했습니다.

 

* 재정을 붓고, 환율을 높게 잡으면 물가가 올라가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고압경제는 물가가 낮을 때 해야 주가에 도움이 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5월 30일 토요일

Column_빅테크 회수기_2026.05.30

 

 

- 메타는 챗봇, MS는 코파일럿 –

 

* 이번 주 메타는 AI 챗봇,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유료화를 발표했습니다. 미국에서 코파일럿의 유료구독 점유율은 작년 7월 18.8%에서 올해 1월 11.5%로 떨어졌습니다. 메타는 전체 비용의 3% 밖에 안되지만 사람을 8,000명 잘랐습니다.

 

* Capex를 계속할 명분이 필요했을 겁니다.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는 걸, AI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걸 주장하지 않으면 이미 수익화가 시작된 다른 AI 기업들에 비해 투자 유인은 적습니다.

 

- Capex의 정당성 -

 

* 그래도 두 회사는 버틸 만한 게, 메타는 광고에서, MS는 애저에서 돈 법니다. 그런데도 굳이 AI를 활용한 챗봇 서비스를 내놓은 겁니다.

 

* 메타는 챗봇 구독 서비스를 내놓으며 “AI 투자 일부를 상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코파일럿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익화는 당면한 과제가 돼 가고 있습니다.

 

- R / IC -

 

* AI Capex는 군비감축과 같아서 먼저 줄기 어렵습니다. 빅테크가 수익성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메모리 등 AI 인프라의 가늠조차 안되는 수요가 생겼습니다.

 

* 빅테크들의 수익에 대한 고민이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면 적정 Capex 규모에 대한 고민도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AI 인프라 주식들의 실적 컨센서스도 달라져야 할 겁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5월 23일 토요일

Column_돈을 가져가는 순서_2026.05.23

  

- 노사정 위원회 –

 

* 산업연관표 상에서 부가가치 중 피용자 보수는 번 돈이 어떻게 배분되는 지를 보여줍니다. 한국은 65%로 일본의 60%, 중국의 45%, 대만의 43%보다 높습니다.

 

*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율이 높은 것도 이유지만, 1980년대부터 노동자들이 스스로 제 몫을 찾은 결과입니다. 20년 전엔 ‘노사정 위원회’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 돈을 가져가는 순서 -

 

* 손익계산서를 작성할 때 매출에서 차례대로 재료비, 판관비, 이자, 세금, 배당 순서로 뺍니다. 돈을 받아가는 것도 순서가 있다는 겁니다.

 

*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를 성과급 재원으로 달라고 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라고 했는데, 같은 말입니다.

 

- 3년 동안 쌓인 돈 –

 

* 누가 먼저 가져가느냐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어쨌든 남는 돈은 많아졌고,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가 3년 FCF의 절반을 주주에게 정산해주는 해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1) 직원에게 특별히 돈을 많이 줄지 2) 특별 배당을 할지 3) 자사주를 소각할지 4) M&A 혹은 투자를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 여기에 주가가 달려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이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이 주식은 특별 배당하고 자사주 소각하면 더 오를 겁니다. 직원들이 많이 가져가면 내릴 거고, M&A 해도 내릴 거고, 만약에 투자한다고 하면 특히 많이 내릴 겁니다.

 

* 이제 KOSPI는 얼마나 더 버느냐의 경기는 아닙니다. 어떻게 나누느냐에 달렸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6년 5월 16일 토요일

Column_호돌이_2026.05.16

 

- 88년이 최고였어 –

 

* 우리나라 분위기는 1996년이 최고 아니었냐는 질문에 한 부자의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1988년과 비교할 수 있는 해는 없다고 했습니다.

 

* 1985년 말 163p였던 KOSPI는 1986년말 272p, 1987년말 525p, 1988년말 907p까지 올랐습니다. 1987년의 92.6% 상승률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 1986년, 첫 경상흑자 –

 

* 1면 헤드라인은 “빚 갚는 해”였습니다. 1970~80년대 중화학 공업으로 전환한 결실이었습니다. 현대차의 ‘엑셀’이 미국으로 수출됐고, 86 아시안 게임에서 양궁에 금메달을 12개나 걸면서 일본을 제쳤습니다.

 

* 직선제 개헌 요구가 전국으로 번졌고 전두환 정부는 북한이 금강산 댐을 건설하고 있어 서울이 물바다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조성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평화의 댐’ 건설 성금을 가져갔습니다.

 

- 1987년 첫 나이키 -

 

* 한편에선 최루탄과 화염병이 오갔지만 중고생들은 첫 나이키 신발을 샀습니다. 직장인들은 프라이드, 르망, 스텔라 중 첫 차를 장만했습니다.

 

* 금융, 건설, 무역주는 자고 일어나면 상한가를 쳤고 주식을 안하고 있으면 바보라는 조롱을 들었습니다. 객장에선 직원들이 커다란 칠판에 주가를 적어 넣었고 상한가라고 쓰면 투자자들이 기립박수를 보냈습니다. KOSPI는 500을 넘었습니다.

 

- 1988년 첫 해외여행 –

 

* 경제 성장률은 3년 연속 두 자릿수였습니다. 서울 올림픽의 모토는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였고 사람들은 홍콩, 대만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 사람들은 돈을 싸짊어들고 계속 몰려들었고 증권사 객장은 아무리 넓어도 좁았습니다. 정부는 중산층의 재산형성을 위해 국민주 포항제철의 공모가를 낮게 설정했습니다. 청약 전날부터 은행엔 수백미터 줄을 섰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가족들이 번갈아 가며 줄을 지키는 동안 은행은 문을 닫고 번호표 받은 사람들만 들여보냈습니다.

 

- 1989년 S&L -

 

* 1988년 141억달러였던 경상흑자는 50억달러로 3분의1이 됐습니다. 원화와 노조 둘 다 강했습니다. 유가와 금리가 올랐고 미국 경제는 저축대부조합 부실로 가라앉았습니다.

 

* 경상흑자가 줄면 가계의 돈도 줄고 그때 마침 비상장 대기업은 IPO를 합니다. 지금 유가와 금리는 높고, 미국은 1분기에 IT Capex를 빼면 성장이 없었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Column_신현송의 지론_202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