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를 부리는 사람들 -
* 여의도에서 막돼먹은 트레이더들을 덕으로 다스리는 사업부장님은 언젠가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기계가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더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 당장 여의도에도 돈을 벌고 있는 기계들이 많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그는 옛 부하를 밀정으로 급파해 당장 기계를 만나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밀정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을 통해 판교에 기계를 돌리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 그리고 얼마 뒤인 10월의
어느 날 여의도 모처에서 인간 트레이더들을 부리는 자와 기계를 부리는 자의 1차 회담이 성사됐습니다.
- 판교 회담 –
* 여의도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한달 뒤 판교에서 2차 회담이 열렸습니다. 그 유명한 K타워에서
기계를 부리는 자들은 영변의 핵시설을 공개하듯 기계를 공개했습니다.
* 역시 기계는 과학자들이 만지고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수학을 전공한 과학자들은 일관된 무표정으로 기계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모델을
만들고, 테스트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 다 듣고 나서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투자의 세계에서 인간과 기계는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기계의 전투법 -
* 기계는 1)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똑같이 블룸버그에서 시장과 매크로 데이터를 가지고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 2) 목표 수익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시장 간 상관관계를 이용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변동성 15%,
수익률 15~20%를 타깃하고 있었습니다. 대신
리스크 관리는 기계가 훨씬 우수하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 3) 기계가 인간보다 기회를 더 잘 찾아낸다고 주장했는데,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종목에 대한 지식의 깊이는 인간이 더
깊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 휴전선 –
* 앞으로 인간의 투자 영역은 종목에 대한 깊은 지식에서 비롯되는
알파를 극대화하는 방향이 될 것입니다. 트레이딩 기회를 포착하는 것,
트레이딩을 시행하는 일은 기계에게 넘겨줘야 합니다.
* 액티브 매니저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이
기계보다 우월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테슬라를 누가 먼저 발견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고 비상장은 기계가
침범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 제일 뻘짓은 기계를 따라하는 것입니다. 이건 굴삭기 옆에서 삽질하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매매를 잘
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없어질 것이고 “새로 나온 트레이딩
소프트웨어가 좋다는데, 20% 세일한데”라는 말을 곧 듣게
될 것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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