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3일 토요일

Column_제국의 인플레_2021.03.13


- 제국의 운영 원리 -

 

* 제국은 식민지 물건을 갖다 쓰기만 하면 됩니다. 돈은 없어도 됩니다. 식민지에서 걷은 세금이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군대는 싸움을 잘해야 합니다. 싸우기 싫으면 바티칸 제국처럼 기가 막히게 썰을 풀어서 번 돈의 10%를 걷으면 됩니다.

 

* 제국의 국제수지표는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를 자본수지 흑자로 메우는 형태로 돼 있습니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유지되는 이유도 한중일이 미국의 국채를 사주기 때문입니다. 말이 사는거지 힘들게 번 달러를 다시 갖다 바치는 꼴입니다. 이 아슬아슬한 균형이 깨지면 제국은 망합니다.

 

- 통화량 조절에 실패한 마케도니아 -

 

* BC 331년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를 침략해 전리품으로 얻은 3,000톤의 금을 마케도니아에 뿌렸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다른 건 다 가르쳐줬지만 경제학은 가르쳐주지 않은 탓에 알렉산더는 통화량 조절에 실패했고 아시아 전역의 물가는 폭등했습니다.

 

* 바빌로니아는 보리로 맥주를 만들어 이집트에 수출하고 있었는데, 알렉산더가 죽고 나서 보리 가격은 15배 폭등했습니다. 2,500년 전에도 유동성은 원자재 가격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 재정적자를 못 막은 로마

 

* 로마는 인플레로 망하는 정석을 보여줍니다. 1) 무능한 황제들이 재정을 탕진합니다. 2)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올립니다. 3) 조세 저항이 심해지면 금화에 구리를 섞어 통화량을 늘립니다. 4) 물가가 오르면 가격 상한제를 실시합니다. 5) 화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경제가 마비됩니다.

 

* 이 과정은 세금을 내지 않는 원로원 귀족들의 묵인 하에 이뤄집니다. 국가 재정의 부실은 어김없이 인플레로 이어집니다.

 

- 기술에서 실패한 몽고 -

 

* 어떤 기술이 발전하면 그 기술이 마지막에 만들어내는 건 돈입니다. 마르코 폴로가 원나라를 여행했을 때 석탄보다 신기한 건 종이로 만든 돈이었습니다. 원나라에 구리가 모자라서 종이를 쓴 것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인쇄술은 뛰어났기에 위조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하지만 쿠빌라이 칸은 남송과의 전쟁 기간 종이 돈을 엄청나게 찍어냈고 한번 맛이 들리자 멈추지 못했습니다. 결국 원나라의 지폐는 물건과 교환되지 못했고 제국의 멸망을 앞당겼습니다. 금속 주조 기술, 인쇄 기술에 이어 지금은 디지털 기술이 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돈을 찍어내기도 쉬워지고 있습니다.

 

- 인플레의 유혹 -

 

* , 정치인들은 돈으로 권력을 사고 싶은 유혹을 잘 견디지 못합니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세금을 걷는 건 표가 떨어져 나갑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 돈을 찍어내는 것입니다.

 

* 오늘 아침 미국의 신임 대통령은 굳이 안해도 된다고 그렇게 얘길 했지만 결국 1.9조달러를 찍어내기로 했습니다. 지지율을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는데, 머리를 쓰긴 싫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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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인사이트 감사합니다. 바이든이 시진핑과 알래스카에서 만나는것도 채권을 사게하려는 관점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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