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7일 금요일

Column_카카오와 무한도전_2021.09.18

 - 시학

 

*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연극은 잘난 사람들이 주인공이면 비극이어야 하고 못난 사람들이 주인공이면 희극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관객들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 못난 사람들의 비극은 불편하고 잘난 사람들의 희극은 짜증납니다. 펜트 하우스와 동백꽃 필 무렵의 관객은 같습니다.

 

- 무한도전 -

 

* 무한도전은 못난 사람들의 희극이었습니다. 하지만 유재석이 유느님이 되면서 무한도전은 재미없어질 운명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 못난 멤버들을 데려왔지만 잘난 멤버와 못난 멤버의 조합은 이도저도 아니었고 유느님의 그림자는 너무 컸습니다.

 

- 카카오 -

 

* 카카오는 죄가 없습니다. 회사니까 열심히 돈을 벌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잘난 카카오의 희극을 더 이상 응원하지 않습니다.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보다 더 돈이 많다는 기사가 떴을 때 카카오에 대한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자수성가한 사람이 상속받은 사람보다 더 돈이 많아지는 건 건강한 사회의 증거지만 관객들은 잘난 사람의 비극을 원했고, 지금도 연극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플롯을 따르고 있습니다.

 

- 알리바바와 애플 -

 

* 중국 공산당이,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들을 규제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본질을 꿰뚫지 못한 것입니다. 관객들이, 주식시장의 군중들이 원하는 연극이 딱 이런 겁니다.

 

* 그나마 돈에 대해 냉정한 미국의 법원은 성공은 죄가 아니다며 애플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래서 미국 주식 해야 됩니다.

 

- 돈을 버는 과정

 

* BTS는 나인원 한남에 살지만 유튜브 라이브에선 라면을 먹습니다. 하이브도 카카오도 네이버도 더 이상 응원이 필요한 회사가 아닙니다. 주식 투자도 응원이 아닙니다.

 

* 돈을 버는 과정은 지루하고 따분합니다. 잘난 사람들이 더 잘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뻔한이야기를 참지 못하고 잘난 자들을 비극에 빠뜨리고 싶어 하거나 못난 자들에게 희극을 안겨주고 싶어 하면 안됩니다. 그걸 참지 못하면 부자가 되긴 글렀습니다.

 

좋은 추석 연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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