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5일 금요일

Column_전직 KGB 요원_2021.10.16

 

- 독일의 진심 - 

 

* 현대 독일의 성공은 세 가지 요인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미국(NATO)이 무상으로 안보를 제공했고 2) 중국에 벤츠 S클래스를 팔았고 3) 러시아로부터 값싼 천연가스를 들여왔습니다.

 

* 독일이 잘나서가 아니라 독일의 위치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유럽 한가운데 있으면서 평야인 폴란드를 지나면 바로 구소련 국가들이 있습니다. 독일은 서유럽의 최전방처럼 보이지만 서유럽 국가들은 독일이 러시아와 손을 잡지 않을지 항상 의심합니다.

 

- 독일 총선 결과

 

* 지난달 말 치러진 독일 총선 결과는 늘 그렇듯 이번에도 애매했습니다. 좌파 사민당과 녹색당 그리고 기업을 대변하는 자민당이 연합을 구성할 것 같습니다. 개판으로 굴러갈게 뻔합니다.

 

* 녹색당은 이름처럼 친환경에 목숨을 걸지만 자민당은 증세, 최저임금 인상, 전기차 전환, 아우토반 속도 제한 모두에 반대합니다. 이 당은 독일 자동차 기업들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 러시아 -

 

* 러시아의 국경은 국경같이 안생겼습니다. 서쪽의 우크라이나는 자연지형으로 구분되지 않고 남쪽 경계에는 슬라브족이 아닌 피정복민들이 삽니다.

 

* 러시아 국경을 지키는데 정규군 400만명이 필요하지만 실제 군인수는 70만 정도이고 그나마 보건체계가 무너지면서 표도르 같은 남자는 별로 없습니다. 러시아 남자가 빨리 죽는 이유는 병약해서지 술을 처먹어서가 아닙니다.

 

- 전직 KGB 요원

 

* 그래서 러시아는 크림반도처럼 길목을 지키거나, 시리아처럼 정세를 흐트러트리는데 집중합니다. 2015년 러시아가 시리아 반군을 살짝 공격하자 IS가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 시리아가 개판이 되면서 난민들이 터키, 서유럽 특히 독일로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 여기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웃통을 까고 사진을 찍을 뿐 불곰 같은 군인이 아니라 얍삽한 전직 KGB 요원이라는 사실이 새삼 재각인됩니다.

 

- 유럽의 녹색을 막아라 -

 

* 녹색당이 연정을 구성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쯤 유럽에선 이상하게 바람이 불지 않았고 이상하게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천연가스의 양은 줄었습니다. 러시아에서 독일로 들어가는 가스관 노드스트림2는 개통 직전이었고 트럼프가 러시아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해 개통을 막았던 이 프로젝트를 바이든은 처음엔 반대하더니 7월에 슬쩍 허가해줬습니다.

 

* 메르켈이 난리난리쳐서 개통하게 된 가스관인데,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 당이 지고 녹색당이 연정을 구성할 것 같자 푸틴은 슬쩍 가스를 줄인 겁니다. 이번에도 뒤로 어떻게 딜이 됐는지 어제 푸틴은 유럽에 필요한 만큼 가스를 공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주식시장이 빠진게 아니라 푸틴이 노드스트림2 마지막 딜던을 위해 주가를 좀 뺀 겁니다. 이제 끝난 것 같습니다.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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