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8일 금요일

Column_군중행동의 심리적 이해_2021.01.09

 - 광기 어린 시장 -

 

* 그 똑똑한 존 메이너드 케인즈도 1920년경 외환 투기를 하다 거덜난 적이 있습니다. “개털되는데 걸린 시간보다 시장은 더 오래 비이성적일 수 있다고 말했는데, 시장을 우습게 본 대가는 100년 전에도 컸습니다.

 

* 지금 한국 주식시장에서 연구할 건 군중들의 광기 밖에 없습니다. 프랑스의 의사 귀스타브 르봉은 케인즈가 고통받기 50년 전인 1870년에 군중에 대해 깊은 연구를 했습니다.

 

- 군중의 사상

 

* 르봉에 따르면 군중은 유전되고 학습되는 사고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19세기 사회주의가 유행일 때 열린 세계 노동자 대회에서 영국 노동자는 자유를, 프랑스 노동자는 평등을 주장했고 남미 노동자들은 민족주의를 부르짖었습니다.

 

* 2021년 한국 주식시장에 모인 개미들의 뇌리에는 날씨가 흐려지면 논으로 뛰어가던 기억, 1년 만에 500km 고속도로를 깔던 기억,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에 정석을 풀던 기억이 새겨져 있습니다. 잠깐 방심하면 뒤쳐졌던 경험이 사람들을 주식시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 군중의 추론능력과 상상력

 

* 군중은 정교하게 사고하지 않습니다. 논법은 없고 유추만 있습니다. 유추의 방법도 일반화 수준에 머무릅니다. 교수에서 퇴임하신 한 친척은 얼마 전에 무슨 클럽에 가입하셨다는데, 연구는 이제 그만하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 군중은 논리적인 이론에 설득되지 않습니다. 감정적 이미지에 선동 당할 뿐입니다. 경이로운 전설이 그들을 움직입니다. 신경제, 창업가, FIRE, 이런 말들은 10년 전에도 있었고 20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군중은 이번에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을 믿을 것입니다.

 

- 군중심리의 이해 -  

 

* 군중의 상상력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건 자체가 아닙니다. 사건의 분류입니다. 이번 강세장이 소수의 벼락부자들을 갈라냈다면 군중은 이렇게 흥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수의 벼락거지들을 갈라냈기 때문에 공포심에 사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 군중은 처음에 공감하고, 그러다 숭배하고, 한순간에 증오합니다. 지금 그들에게 주식시장은 노아의 방주이지만 너무 많이 타면 배는 가라앉을 것이고 눈치 빠른 자들이 먼저 뛰어내리면 나중엔 배를 욕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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