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매기의 꿈 -
* ktx를 타고 부산역에서
내려 해운대로 가는 택시에서 기사님은 북극항로가 열리면 부산이 얼마나 좋아질지에 대해 얘기하셨습니다. 가덕도
신항만이 얼마나 큰지, 그러면서 구항만에 들어설 공원이 어떨지를 설명하시는 40분간 북극항로라는 단어를 열번은 들었습니다.
* 1시간 뒤 해운대에서
부산역으로 돌아오는 택시에서 만난 또 다른 기사님도 50분 동안 북극항로를 열다섯번은 얘기하셨습니다. 북극항로만 열리면 부산은 그 옛날의 영광은 물론이고 상해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 항구가 되고 젊은 사람들도 부산을
떠날 일이 없어진다고 했습니다.
- 그린란드 -
* 침착맨 유튜브에 나온
미국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산다고 하는게 북극항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는
기후위기가 거짓이라고 했지만 그린란드를 사려는 행동이 지구온난화의 빼박증거라는 겁니다.
* 북극항로를 검색해보면
2013년 이후로 잊혀질 만하면 언급됐습니다. 달라진 건
예전엔 2035년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가, 지금은 북극
얼음이 녹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서둘러야 한다는 정도입니다.
- 북극항로의 맥락 -
* 로테르담까지 북극을
통하면 수에즈 운하를 지날 때보다 10일이 덜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면
화주들은 북극항로 입구격인 부산에 화물을 쌓아 놓을 것이고, 거제도 조선소들은 쇄빙선 만들고 수리하느라
쉴 틈이 없어집니다.
* 그런데 북극항로가
회자됐던 시기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러시아가 국제사회와 관계를 개선하고 싶을 때 북극항로를
띄웁니다. 지난 10년 간 북극항로가 뜸했던 건 2014년에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 그리고 조선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목에 찼을 때 주가를 더 땡기는 재료로 쓰였습니다. 2013년엔 유가가 높아서 조선주가
좋았었는데, 북극항로가 9시 뉴스에 소개될 때 사람들은 조선주를
영끌하고 있었습니다.
* 그럼에도 북극의 얼음은
예상보다 빨리 녹고 있고,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빼앗다시피 사려는 것도 사실입니다. 트럼프는 북극항로가 열렸을 때를 헤지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말 길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헤지로 부산 구항만 근처에 편의점이라도 내야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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