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6일 금요일

Column_2022년 감상평_2022.12.17

 

- 요즘 회귀물 -

 

* 재벌집 막내아들이 카카오페이지 문피아에 연재된 게 2017~18년입니다. 회귀물이 인기를 얻은 지는 꽤 됐습니다. 회귀물에선 미래를 알고 있는 주인공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사이다를 터트립니다.

 

* 최신 회귀물에선 과거가 아니라 소설이나 게임으로 들어갑니다. 소설에선 주인공이 아니라 엑스트라가 되는데, 결말을 알다 보니 원작의 주연을 손쉽게 밀어내고 새로운 주인공이 됩니다.

 

- 너무 빨리 바뀌는 세상 -

 

* 회귀물의 인기에 대해 요즘 애들이 고생하는 걸 싫어해서라는 해석도 있지만 그것보단 세상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기 때문입니다. 내가 배운 걸 써먹을 때가 되면 이미 낡아버린 세상입니다.

 

* 올해 제일 잘 된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인데, 사이다가 가장 세서입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세상과 갈등을 겪는 주인공이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데, 개연성은 서울법대 수석졸업 하나입니다.

 

- 기승전결의 힘 -

 

* 누가 뭐래도 2022년 최고의 이야기는 환승연애2입니다. 세상 제일 불편한 사이인 전남친 전여친이 모여서 14화까지 왜 헤어졌는지만 설명하는 이 예능은 몰입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습니다. 요즘 트렌드에 맞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 20화 중 14화까지 갈등의 구조를 이해한 사람만이 15화부터 갈등이 해소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고대 국문과 05학번 이진주 PD님은 틱톡과 유튜브 숏츠에서 익사 중이던 서사를 구해내셨습니다.

 

- 기승전결 -

 

* 2022년 주식시장이 힘들었던 건 조정 폭이 아니라 기간입니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침체가 빨리 오고 치웠으면 좋겠다입니다.

 

* 서사는 탄탄한 플롯 위에 쌓이고 플롯을 이루는 단위는 개연성입니다. 지금 시장은 개연성 있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내 돈이 녹아서 그렇지 왜 녹았는지는 압니다.

 

* 2022년 말 내년 시장의 복선들이 깔리는 중입니다. 올 초 시장이 힘들 때 두 눈 뜨고 똑바로 지켜봐야 한다고 쓴 적이 있는데, 2023년은 그 힘듦에 대한 보상을 받을 때입니다.

 

올 한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