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3일 금요일

Column_명동 사채시장의 기능_2023.01.14

 - 전지적 오너 시점 -

 

* 외환위기 전 한국의 자본시장은 비정상이었습니다. 주식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보다 높은 것이 상식이지만 금리는 20%에 가까웠고, 기업들은 돈을 못 벌었습니다. 당연히 주가도 기었습니다.

 

* 이러면 채권시장만 있으면 됩니다. 주식시장은 문을 닫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두 시장은 오래 공존했습니다. 이 둘 사이에 명동 사채시장을 끼워 넣으면 매우 합리적인 자본시장의 구조가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 명동 사채시장의 역할 -

 

* 오너는 명동 사채시장에 돈을 넣어둡니다. 사채업자는 그 돈을 오너가 경영하는 기업에 고금리로 빌려줍니다. 기업은 적자를 보지만 회사의 적자는 오너의 수익이기에 오너는 적자를 용인합니다. 증자와 차입을 반복하면 오너의 사재에 돈이 쌓입니다.

 

* 금융실명제를 시행하면 나라 경제가 망한다는 주장은 누가 했을지 뻔합니다. 외국인은 돈을 안 빼먹는 회사만 골라 샀고 사람들은 그걸 저PER 혁명이라고 불렀습니다.

 

- 불순한 목적 -  

 

* 시간이 흘러 30년 전 사기극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주주를 경시하는 분위기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성장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좋은 명분이 됩니다.

 

* 성장률은 낮은데, 사업 다각화는 활발합니다. 기존에 하던 것도 잘 안되는데 처음 해보는 건 잘 될 거라는 주장은 이상합니다. 다각화의 목적이 자신과 친구들의 은퇴 후 자리 만들기일 수도 있습니다.

 

* 오너, 경영자, 투자자 모두 성장을 원하지만 속셈은 다 다릅니다. 투자자의 돈을 빼먹는 것이 성장의 불순한 목적이라면 이것부터 막아야 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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