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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1일 토요일

Column_버블은 사람이 만든다_2025.10.11

  

* 주식시장에 버블의 징조가 살짝 보이기 시작합니다.

 

- 뉴비의 유입 -

 

*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은 필연입니다. 한번도 주식을 안 해본 사람이 못 참고 뛰어들었을 정도면 주식시장은 엄청난 활황입니다. 그 정도 강세장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 20211월부터 3 19일까지 세달 동안 주식투자 계좌수는 약 500만개 늘어 3,924만개가 됐습니다. 올해 6 1일부터 7월 중순까지 약 한달 반 동안 200만개 늘었습니다. 아직 2021 3월페이스는 아닙니다.

 

- 새로운 주식의 상장 -

 

* 주식시장은 돈이 주식보다 많으면 오르고 주식이 돈보다 많으면 떨어집니다. 자연 개체수 조정처럼 돈이 많아지면 주식도 많아집니다. 2021년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SK IET, 크래프톤이 상장했고 2022 1월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했습니다.

 

* 지금 예정돼 있는 빅 IPO라면 네이버페이 정도일 것 같습니다. 2023, 2024년엔 주식이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 유동성을 먹어치울 주식은 보이지 않습니다.

 

- 새로운 논리 -

 

* 주식시장은 자주 합리적이지 않은데, 굳이 시장을 설명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가가 비싸다고 한마디 하면 될 걸 구구절절한 설명과 논리를 근본 없는 곳에서 가져옵니다.

 

* PER을 이익 증가율로 나눈 PEG는 책에 나오지만 2021년에 주가를 꿈으로 나누자(PDR)고 했을 땐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KOSPI 밸류에이션을 PER로 하는 것 같습니다.

 

* 이렇게 뻔한 걸 사람들이 또 반복할까 싶겠지만 백퍼 반복합니다. 버블은 사람들이 만드는 거고 지금부터 봐야 하는 건 사람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9월 19일 금요일

Column_K자 성장_2025.09.20

  

- K자가 된 이유 -

 

* 요즘 양털깎이는 자산가격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높여서 비용을 못 견디는 산업, 기업, 개인을 다음 사이클에 철저하게 배제시키는 겁니다.

 

* 코로나 이후 경기 사이클이 짧아진 영향도 있지만 지난 5년 간 물가가 높게 유지된 영향이 더 큽니다. 아마 재정을 부어서 일 겁니다.

 

* 그 결과 경기회복의 모습은 K자가 됐습니다. 인플레를 견딘 자들과 못 견딘 자들의 펀더멘털이 이미 너무 벌어졌고 앞으로 더 벌어질 게 확실합니다.

 

- K의 위쪽과 아래쪽 -

 

* 이럴 때 정책의 초점이 K자의 위쪽에 맞춰져 있는지, 아래쪽인지를 잘 봐야 합니다. 서울 부동산을 기준으로 금리를 정하면 지방 부동산엔 가혹하고, 자영업을 기준으로 재정을 집행하면 고급 외식물가는 더 오릅니다.

 

* 미국도 같습니다. 기준금리가 다른 나라들보다 높지만 현금이 넘쳐나는 빅테크들이 AI에 투자하기엔 너무 낮고, 주택시장엔 너무 높습니다. 그러니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부회사 트라이 컬러가 파산했어도 나스닥이 신고가를 가는 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K주식 -  

 

* 원래 한국 주식시장은 글로벌 경기회복 초입에 좋습니다. 우리나라 물건이 싸고 좋은 가성비템이어서 불황에 잘 팔립니다. 막상 세계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면 비싸고 좋은 물건들이 잘 팔리고 한국 주식시장은 언더퍼폼합니다.

 

* 그런데 경기회복의 궤적이 K자가 되면서 완연한 회복이라는 건 사라졌고, 애매하게 회복됐다가 애매하게 떨어지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면 같이 움직이지 않던 반도체와 바이오가 같이 오를 수 있습니다.

 

* 만약 KOSPI 5000을 간다면 글로벌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여서가 아닐 겁니다. 회복은 미약하고, 그래서 생산의 효율이 중시되고, 소비는 위축돼서 사람들이 가성비를 중시여길 때 한국 주식시장은 전인미답의 고지에 오를 겁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9월 13일 토요일

Column_AI 시대 인플레이션_2025.09.13

  

- 가속상각과 보조금 -

 

* 2028년까지 빅테크들의 AI Capex는 총 2조달러로 예상됐습니다. 이제 주가를 어디까지 땡길지 점이 찍혔습니다. 2024 AI Capex 1,200억달러였는데, 지금부터 연율 5,000억달러니까 네 배 늘어날 거라는 감이 생겼습니다.

 

* AI를 규제하자는 얘기는 쏙 들어갔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이긴 다음 생각하자로 태세를 전환했고 미국은 하나의 아름다운 법(OBBA)에서 가속상각을 허용해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보조금을 뿌려서 AI 투자를 독려 중입니다.

 

- WTO에서 리먼까지 -

 

* 방식은 달라도 AI에 투자하는 비용은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됐습니다. 그러면 과잉 투자는 필연이고, 눈치 빠른 사람들은 버블을 기대합니다.

 

* 버블은 인플레이션으로 끝납니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시작된 세계경제 호황은 국제유가가 147달러에 도달한 20087월에 끝났습니다. 원자재 인플레는 생산구조가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 AI 시대 인플레이션

 

* AI도 생산방식을 바꿉니다. 이 최신의 생산방식도 원자재 인플레가 일어나며 한계에 도달할 겁니다. AI 시대의 원자재는 AI가 소비하는 재료, 즉 텍스트입니다.

 

* 우리는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구글이 제시하는 사진에 나와있는 숫자와 글자를 빈칸에 입력하지만, 그건 구글 AI에게 글을 읽어준 것이었고 그래서 구글은 오픈AI보다 더 나은 AI를 만들어 냈습니다.

 

- 작가들, AI 상대 소송 -

 

* 미국의 작가들은 최근 앤트로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책 내용을 무단으로 AI 챗봇을 학습시키는데 썼다는 겁니다. 앤트로픽은 합의금으로 15억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지만 법원은 작가들이 합의를 강요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합의를 기각했습니다.

 

* 이 판결은 텍스트 가격의 상승을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은 AI 시대의 원자재이고, 저작권이 너무 비싸져 빅테크들이 학습비용 상승을 호소하면 그때 이번 사이클은 끝날 겁니다. 길게 보고 텍스트를 살 때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9월 6일 토요일

Column_상상력과 현실감각 중간 어디쯤_2025.09.06

  

- 세상이 망할 이유 -

 

*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썩을 대로 썩었다. 뇌물과 부패가 만연하고 더 이상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다 책을 쓰고 싶어 한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 것이 분명하다.”

 

* 메소포타미아에서 출토된 기원전 700년경 점토판에 아시리아인이 쐐기문자로 쓴 말입니다. 세상은 달라지지만 인간의 행동패턴은 반복되기에 비슷한 실수들이 계속되고, 그 실수들이 모여 사이클이 됩니다.

 

- 사이클이 증폭되는 이유 -

 

* 사이클의 진폭을 키우는 건 인간의 심리입니다. 고점에서 더 오를 것 같고, 저점에서 더 빠질 것 같은 생각은 몇 번을 겪어도 떨쳐지지 않습니다.

 

* 서점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엔 비관론자처럼 대비하고, 낙관론자처럼 꿈꿔라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체 게바라는 현실주의자가 돼라 하지만 가슴엔 불가능한 꿈을 품어라라고 했습니다. 그림이 좋아도 펀더는 챙겨야 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좋아도 실행력은 두고 봐야 합니다. 성공은 상상력과 현실감각 중간 어디쯤에 있습니다.

 

- PBR 1.0, 0.3 -  -

 

* 한국 주식시장이 PBR 1배를 성공이라 생각하며 달려왔는데, 막상 도달하고 나니 1배짜리 주식은 많지 않습니다. 0.5배 부근에 몰려 있고 아예 높은 주식들도 꽤 있습니다. 전자는 승계에 유리하고 후자는 자본조달에 유리합니다.

 

* 흥미로운 지점은 0.3배입니다. 사람들이 까딱하면 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주식들이 모여 있습니다. 사람들은 2015년에 조선이, 2022년에 한국전력이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 주식시장이 이렇게 좋기에 이들에 몰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사람들은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을 겁니다. 중소형 건설사가 망할지, 2차전지 소재사들이 망할지를 고민하는 건 가성비 좋은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잠시 지독한 현실주의가 돼 보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9월 4일 목요일

Column_결국 공부해야 하는 건 사람_2025.09.04

 <결국 공부해야 하는 건 사람>

 

- 의대만 가서 걱정 -

 

* KBS 다큐에서 한국은 의대만 가고 중국은 이공계 가서 우리가 AI 경쟁에서 뒤처져서 걱정하던데, 이렇게나 국가경쟁력을 걱정하면서 인문학이 망하고 있는 건 누구의 안중에도 없습니다.

 

* 나라의 명운을 걸고 만든 AI는 자극적이고 편향된 정보를 주고 사람들은 방금 받은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아니 판단할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 인문학이 망해서 생기는 문제 -

 

* 30년 전 한국은 돈을 최고의 가치에 올리기로 합의했고 사회계약은 모두 중도해지됐습니다. 숫자로 표시되지 않는 가치는 0으로 계상됐습니다. 부동산 버블도 그래서 생긴 겁니다. 누구랑 사느냐보다 얼마짜리에 사느냐가 중요해서입니다. 부동산을 잡고 싶으면 대출을 조이고, 공급을 늘리지 말고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부터 가르쳐야 하지만 이런 얘길하기엔 너무 멀리 왔습니다.

 

* 1998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대한민국은 돈돈거리는 나라였고, 사람들은 돈이 많으면 행복하고 돈이 없으면 사는 의미가 없습니다. 왜 태어났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무엇을 위해 죽을 지 생각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습니다.

 

- 결국 연구해야 하는 건 인간 -

 

* 요즘 AI는 일반지능과 초지능을 나눕니다. 이해하기론 일반지능은 존엄성은 없지만 자본이 일을 시킬 수 있는 수준의 지능입니다. 사람들은 이 얘기를 들으며 AI에 대체될까 두려워하고 대체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AI가 만든 동영상을 봅니다.

 

* 투자하는 사람은 대체되지 않을 겁니다. A라는 값을 넣었을 때 B라는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AI A에서 B까지 가는 최적경로를 잘 찾을 뿐입니다. 사람은 매번 답이 다르게 나오는 일을 하게 될 겁니다. 알파폴드는 기가막힌 약을 만들어주겠지만 이 사람이 어떻게 죽음에 도달하고 싶은지는 모릅니다. 인간이 마지막에 연구해야 하는 건 결국 인간입니다.

 

그냥 써봤습니다. 주말엔 다시 돈돈거리는 칼럼 나갑니다

2025년 8월 30일 토요일

Column_전쟁과 평과 그리고 경제_2025.08.30

  

- 1953년 닛케이 대폭락 -

 

* 1953 3 5일 닛케이 225지수가 10% 폭락했습니다. 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사망했기 때문인데, 스탈린 사망으로 한국전쟁이 끝날 것이고, 그러면 일본의 전쟁 특수도 끝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 1952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한국전쟁을 빨리 끝내라는 미국내 압박을 받고 있었고 그러고 싶었지만 스탈린은 아니었습니다. 스탈린은 한국전쟁이 길어지면 1) 미국, 중국 모두 힘이 빠지고 2) 소련이 서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탈린은 김일성의 남침을 승인하면서도 군사지원은 아꼈습니다.

 

-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

 

* 예브게니 프리마코프는 러시아의 외교관이자 정치인으로 1996년 외교부 장관으로 일하며 보리스 옐친의 미국 중심 정책을 끝내고 다극체제를 주창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프리마코프는 특히 아랍 전문가였는데, 시리아에 무기를 공급해 중동에서 서방과 균형을 유지하게 했습니다.

 

*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은 권력을 유지하는 대가로 시리아 지중해 연안 지역 타루트스에 러시아 해군 보급기지를 열어줬습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

 

* 2022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2 10개월 뒤 시리아의 수니파 반군은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냈습니다. 반군은 알카에다 출신입니다.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자 러시아는 타르투스 항구에 정박해 있던 해군 함정들을 해상으로 뺐습니다.

 

* 스탈린이 한국전쟁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던 것처럼 트럼프는 러우 전쟁이 끝나지 않기를 바랄 겁니다. 최소한 시리아 반군이 안정되기까진 그럴 겁니다. 미국에게 동유럽과 중동, 아시아 중 어디가 더 중요한지는 뻔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8월 23일 토요일

Column_주식의 전략적 가치_2025.08.23

  

- 진짜 9 -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개막해서 재미없을 틈이 없습니다. 근래 전술의 특징은 진짜 9의 부상입니다. 펩 과르디올라가 주도했던 가짜 9의 시대는 약팀들이 텐백(10 back)을 시전하면서 끝났습니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손흥민의 시대가 저물었습니다.

 

* 현대 축구에서 머무르는 것의 가격은 비쌉니다.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는 것, 유럽대항전을 뛰는 것은 팀의 존망을 가릅니다. 그래서 약팀은 남기 위해 추접한 승리를 원합니다. 토트넘이 유로파에서 우승한 날, 11명이 하프라인을 넘지 않았고, 손흥민은 선발에서 빠졌습니다.

 

* 텐백을 뚫는 방법은 롱 볼을 골대에 붙여 진짜 9번에게 해결을 맡기는 겁니다. 펩이 엘링 홀란을 데려온 이유, 해리 케인이 계약을 1년 남기고 뮌헨에 비싼 값에 팔린 이유, 레반도프스키가 그 나이에 바르샤에 간 이유는 그들의 상대팀들이 텐백을 하기 때문입니다.

 

- 유행 -

 

* 그래도 다시 가짜 9번의 시대가 올 건 분명합니다. 유행이 돌고 돈다고 말하는 건 게으름을 덮는 수사에 불과합니다. 유행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 바지를 크게 입는 게 30년 만에 다시 유행이라지만 90년대 루즈핏은 그런지에서 시작돼 상하의가 다 루즈했습니다. 지금은 허리 라인을 강조하기 위해 상의는 슬림한데, 2020년대의 큰 바지는 디자인적으로 완성도가 훨씬 높고 그래서 비쌉니다.

 

- 전략 -

 

* 그러니 2000년대 같은 인터넷 버블이 올 거라는 말이나, 달러 약세로 이머징 주식이 좋을 거라는 말은 분석이 얼마나 루즈한지를 보여줄 뿐입니다. 유진 파마는 시장이 효율적인 이유가 수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이기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 일단 전략의 가치가 높아야 합니다. 그래야 전략에 맞는 주식들의 가격도 올라갑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을 더 위대하게(MAGA)’의 가치가 높아야 조선, 방산, 원전의 가격이 오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8월 9일 토요일

Column_결정의 가격_2025.08.09

  

- 노하우의 가치 -

 

* 지나 보면 2025년은 AI가 인간을 뛰어넘은 시기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인간이 AI를 학습시키다가 언젠가부터 AI가 인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스스로를 뛰어난 인재로 가득 찬 위대한 조직으로 평가하고 자신들의 회사를 ‘the firm’이라고 부릅니다. 맥킨지 출신들은 미국 500대 기업 중 24곳을 경영하고 있고,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지난 10년간 컨설팅 펌을 16개나 인수했습니다.

 

* 그랬음에도 팔란티어에 컨설팅 시장을 뺏기는 중입니다. 뭐든 하는 오픈AI도 컨설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무한정으로 해볼 수 있는 AI 시대에 노하우(Know-how)의 가치는 0에 수렴하는 중입니다.

 

- 결정의 가격 -

 

* 젠슨 황이 AI를 쓰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해서 제미나이를 오른쪽 모니터에 켜놓고 있는데,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간이 3주에서 3일로 줄긴 했습니다. 출처를 찾고, 타임라인을 정리하고, 표로 만드는 건 AI 시켜도 됩니다. 사람은 AI가 만든 작업물에 책임만 지면 됩니다.

 

* 투자는 마지막까지 인간이 하게 될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정의 가치, 즉 책임의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정은 투자자의 몫입니다라는 말은 니 돈이지 내 돈이냐라는 뜻이어서 점심에 뭐 먹을지는 AI가 정해도 되지만 이 주식에 돈을 때려박을지는 인간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 변화의 2025

 

* 개인적으로 올해 주변에 변화가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기도 하고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는데, 금새 자리를 찾는 사람도 있고, 아예 못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원래도 그랬지만 요즘은 결정할 게 많아질수록 받는 돈은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 AI 시대에 사람이 연마해야 할 기술은 세련된 결정인 것 같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8월 2일 토요일

Column_배아픈 걸 참을 수 있나요_2025.08.02


- 토요일 아침부터 짜치는 꼴을 보다 -

 

*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핸드폰을 보는데 어제 주가가 급락한 걸 두고 짜치는 얘기들로 도배되고 있어서 씁니다.

 

- 아직도 30% 넘게 올라 있음 -

 

* 올해 들어서 혼자 35% 오른 주식시장이 3% 빠졌는데, 왜 이러는지, 호들갑은 35% 오를 때 떠셨어야지 3% 빠진 걸로 떠시면 안됩니다. 올해 들어 아직도 30% 넘게 오른 주식시장 있으면 찾아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대주주 요건 -

 

* 어제 급락은 세법개정안 때문이 맞습니다. 법인세랑 대주주 요건은 덜 중요합니다. 법인세율은 20년째 올랐다 내렸다 하고 있습니다. 미국처럼 10%p 넘게 왔다갔다 하면 모르겠는데, 정권따라 1%p 올렸다. 1%p 내렸다 하는 걸 두고 몇조원이 감소했네 하는 건 사람을 바보로 아는 겁니다.  법인세수가 늘었다 줄었다 하는 건 우리나라 기업이익이 시클리컬해서 증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 대주주 요건은 지금까지 계속 하향되다가 윤석열 때 올렸는데, 12월 말에 팔 걸 12월 초에 파는 정도지 이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이유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코스닥 중소형주 장기 보유하신 분들에겐 죄송합니다. 하지만 코스닥 중소형주가 오르는 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런거라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이미 해소되는 중입니다. 다만 그게 코스피 5천이랑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재벌에 대한 정치적 감정 -

 

*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1) 지분율이 계속 물 타지고 있는 대주주들이 여전히 대기업의 자본배분을 결정한다는 거고, 2) 그런 현실에 소액주주, 대중이 할 수 있는 건 분노밖에 없고, 3) 정치인들은 그런 대중의 표를 사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 경제적 지분율과 정치적 지분율이 다른 세상에서 이번에는 대주주도 먹고, 대중도 먹는 인센티브를 만드나 했는데, 여전히 대중의 분노를 자극해서 표를 얻고 싶어하는 대다수 정치인들이 부자 감세라는 무적의 논리로 인센티브를 없애면서, 대중을 달랜답시고 가져온 게 대주주 요건입니다. 또 나를 바보로 아는구나 싶습니다.

 

- 배고픈 걸 참아라 -

 

* 배고픈 건 참아도 배아픈 건 못 참는 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코스피가 5천을 가는 과정은 배아픈 걸 참고 배고픈 걸 못 참는 감정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대를 하면서도 실망할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

 

* 쉽게 표를 얻을 수 있는데, 어려운 길을 돌아갈 정치인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들에겐 4년이 중요하지 40년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걸 욕할 수도 없습니다. 매년 돌아오는 재계약은 월급쟁이들한테도 중요합니다. 주니어 시절부터 큰 가르침을 주던 형님이 해 주신 말이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경제적 성공은 민주주의 정치적 실패로 귀결된다.” ‘경제 민주화는 존재할 수 없는 말입니다.

 

* 그러니 너무 큰 기대 마시고.. 제 책이나 좀 사주세요. 감사합니다.

 

* 넷플릭스 옥스포드에서의 날들 보시면서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Column_테크 투자의 묘미_2025.08.02

  

- AI를 쓰는 사람 -

 

* 얼마전 젠슨 황 엔비디아 CEO“AI를 쓰지 않는 사람은 AI를 쓰는 사람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AIPC, 스마트폰보다 보급속도가 빠르다며 AI에 제품과 플랫폼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올해에만 인력을 1.5만명 줄였습니다. 노키아가 망해가던 2014년에 줄인 사람이 1.8만명입니다.

 

- 유니콘 IPO 축제 -

 

* 기술이 잘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이 기술 때문에 망하는 회사들이 있나 보는 겁니다. IT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의 주가가 52주 최저를 기록 중입니다. 고객사들이 AI를 사용하면서 일감이 줄고 있습니다.

 

* 디지털 밸류체인의 핵심 대기업들은 AI를 장착한 작은 회사들에 밀리는 중입니다. 어제 어도비에 AI를 붙인 Figma가 상장했고 첫날 시총이 563억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어도비 주가는 올해에만 20% 내렸고 시총은 1,517억억달러로 줄었습니다.

 

* AI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 코어위브는 3월말에 상장해서 세 배 올랐는데, 시총은 547억달러로, IBM2,358억달러를 추격중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유니콘들의 IPO 축제입니다.

 

- 눈치게임 -

 

* 다른 산업과 다르게 테크에 투자하는 묘미는 작은 기업들이 큰 기업들을 이기고, 그래서 적은 금액의 매수 포지션이 큰 금액의 매도 포지션에 대응된다는 점입니다.

 

* 지금은 해야 할 일은 AI를 붙여 산업에 크랙을 내고 있는 새로운 디스럽터들을 찾아내는 겁니다. 눈치가 빨라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7월 26일 토요일

Column_새로운 대체자산_2025.07.26

  

* 트럼프 대통령이 곧 가상자산과 사모펀드를 퇴직연금에 투자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유동성이 붙어서 가격이 오를 거라고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새로 대체자산으로 편입될 수 있는 자산이 뭔지 고민해야 합니다.

 

* 주식은 전통자산을 대표하지만 미국에선 1970년대 이전, 한국에선 1990년대 이전까지 대체자산이었습니다. 전통자산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대중성입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상관관계 -

 

* 대체자산은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습니다. 주식과 채권이 반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인플레이션이 0~2% 사이에서 같이 오릅니다.

 

* 인플레가 3%를 넘으면 주식, 채권은 잘 안되고 부동산, , 코인 같은 대체자산들이 오릅니다. 블랙록은 포트폴리오에 사모펀드, 가상자산 등을 20% 채워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인플레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비정상적 경제상황 -

 

* 비트코인이 전통자산이 돼 가고 있는 가운데 지금 해야 할 일은 지금의 대체자산과도 다르게 움직이는 또 다른 자산을 찾아내야 합니다.

 

* 최근에 뜨는 대체자산은 ILS(Insurance Linked Securities)와 탄소배출권입니다. 코인조차 정상적인 경제상황을 가정하고 있는데, 만약 기후온난화가 심해져서 자연재해가 일상처럼 일어나는 상황을 대비하는 자산들입니다. ILS는 사고 발생 여부에 따라 원금상환과 이자지급이 결정됩니다. 대표적으로 재해채권(Catastrophe Bond)이 있습니다.

 

* 지금까지 대체자산으로 비정상적인 경제상황을 대비했다면, 앞으로는 비정상적인 일상을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7월 19일 토요일

Column_관세가 스테이블 코인에 미치는 영향_2025.07.19

 - 비용 감축 인센티브 -

 

* 기술이 없던 수요를 창출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비싸고 화려한 기술은 잠시 주목을 받지만, 그걸로 끝입니다.

 

* 기술의 성공 여부는 비용을 줄여주는가에 달렸습니다. 인쇄술, 교류전기, PC 스마트폰, 한국의 바이오, AI는 모두 비용을 줄여줬기 때문에 성공했습니다.

 

* AI는 핀테크 회사들을 없앴습니다. 불과 2~3년 전 로보어드바이저로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겠다는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겼습니다. 지금은 AI에 설 자리가 없습니다. 세줄요약도 사라질 위기입니다.

 

- 크립토 -

 

* 트럼프 관세의 풍선 효과는 이상하게 크립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관세가 상승하면서 국경간 무역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데, 결제 비용이라도 아껴보자는 한계 수요가 생기고 있습니다.

 

* 크립토의 본래 목적이 금융의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자는 거였는데, 이제야 제 기능을 발휘할 때가 왔습니다. 관세를 세게 맞는 나라일수록 크립토 사용에 적극적일 겁니다.

 

- 거래비용을 줄이는 방법들 -

 

* 한번씩 나타나는 고유가가 에너지 효율적인 제품들을 만들어내다가 결국 쉐일 오일을 등장시켰듯이 트럼프 관세는 국가간 거래 비용을 줄이는 방법들을 고안하게 할 겁니다.

 

* 운송비를 줄이기 위해 컨테이너선을 더 크게 만들 수도 있고, 북극항로가 더 빨리 개척되면서 부산이 흥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더 싼 적하보험을 만들고 있을 겁니다.

 

* 조용히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아웃사이더들을 주시하라고 했습니다. 그들을 빨리 찾아내는 사람이 이 경기의 승자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7월 12일 토요일

Column_쌰라웃_2025.07.12

  

- X(구 트위터)에 모인 자들 -

 

* 지난 2주 동안 책 판매량을 보고 있는데, 판매량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건 쌰라웃입니다. 처음 트위터에 올린 날, 박모 위원이 텔레그램에 돌려준 날, 매운맛 최선생님이 혀를 끌끌 찬 날 판매량은 튀었습니다.

 

* 쌰라웃이 누적되면 판매량은 느리게 떨어집니다. 트윗은 갑자기 나타나지만 타임라인에 계속 남아 있습니다.

 

- 인플루언서들 -

 

* 지난 2주 동안 SNS가 세상을 움직이는 이치를 조금 더 알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SNS의 아주 작은 커뮤니티들에 소속돼 있고, 여기에 아주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있습니다.

 

* 그들은 적은 사람들로부터 높은 충성도를 확보하는데, 사람들은 인플루언서의 취향을 소비합니다. 인플루언서는 옳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좋다고 얘기합니다.

 

- Fan -

 

* 투자자들도 팬화(Fan) 하고 있습니다. 테슬람은 처음에 비하하는 용어로 쓰였지만 이젠 주주들의 정체성이 됐습니다. 젠슨 황은 황 사장님으로 불립니다. 주주들은 창업자의 강성 지지자들입니다.

 

* 일론 머스크가 정치에 과몰입할 때 라이트한 팬들은 떠났고, 하드코어한 팬들은 정신을 차릴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어느샌가 CEO의 취향은 가장 강력한 투자 포인트가 됐습니다.

 

* 지금 연구해야 하는 건 사람입니다. 1) 창업자가 그리는 그림에 2) 얼마나 많은 사람이 3) 어떤 강도로 동조할 것인가가 현재 주가입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7월 5일 토요일

Column_쌍바닥이 없어진 이유_2025.07.05

  

- 유명해져라 -

 

* 그러면 똥을 싸도 박수를 받을 것이다는 말을 앤디 워홀은 한 적이 없습니다. 대신 워홀은 1968년 스웨덴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팸플릿에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15분 동안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것이다고 썼습니다.

 

* TV의 시대가 시작될 때 예언은 SNS의 시대에 현실이 됐습니다. 지금은 그의 말처럼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습니다.

 

- 정보의 소비 속도 -

 

* 하지만 유명한 사람들이 계속 등장하기에 유명세는 오래 가지 않습니다. 정보는 만들어지는 속도, 유통되는 속도,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속도 모두 빨라지는 중입니다.

 

* 그러니 이 정보들을 소화하려면 소비도 폐기도 빨라져야 합니다. 유일하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시간입니다. 15분의 유명함은 이 시대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쌍바닥이 없어진 주식시장 -

 

* 코로나 즈음부터인 것 같은데, 주식시장에 쌍바닥(double bottom)이 없어졌습니다. 이중천장도 없어졌습니다. 쌍바닥이 만들어지는 이유를 찾아보면 바닥에서 매수가 시작돼도 미처 못 판 사람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번 더 밀린다고 설명돼 있습니다. 결국 사고 파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 그런데 지금은 사고 파는 게 쉬워졌습니다. 가격대를 정해주면 기계가 알아서 사고팔아주고 사람들은 텔레그램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습니다. 매수-매도는 한 틱에 다 녹아 있습니다.

 

* 그래서 지금 주식시장의 추세는 정보가 많아질 때 시작돼서 정보가 사라질 때 끝납니다. 이번 추세의 고점은 정보 증분의 고점, 유동성 증분의 고점과 같을 겁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6월 28일 토요일

Column_부동산 vs. 주식_2025.06.28

  

- 강세장 머니플로 -

 

* 주식시장이 센 이유는 단순합니다. 돈은 풀리는데 다른 데로 갈 길은 다 막아놓고 주식으로만 열어줘서입니다.

 

*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리는 중간에 갑자기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지만 올해 30%나 오른 주식시장은 걱정하지 않습니다.

 

- 부동산의 공급

 

* 한국 사람들이 부동산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면 공급이 잘 늘지 않는다는 점이 큽니다. 사람들은 수요는 어차피 예측하기 어려우니 공급이 늘지 않는 자산을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 서울 부동산, 비트코인, 샤넬 백을 좋아하는 이유는 같습니다. 사고 싶은 사람은 늘 있고 공급은 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 재건축 조합의 분란 소식은 부동산 러버들을 기분좋게 합니다. 서울 요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게 이렇게나 어렵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 주식의 공급 -

 

* 반대로 주식을 싫어했던 이유도 공급입니다. 10년전쯤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선 발행시장을 위한 유통시장이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 정권이 바뀌고 주식시장이 좋은 것도 법으로 중복 상장을 못하게 하고 자사주를 강제로 소각시킬 것이라는 약속을 시장이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 정부는 부동산 공급을 늘리고 주식 공급은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소유자들의 이해관계를 풀어낼 수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이 어려운 걸 해내면 주가는 5,000을 갈 것이고, 못하면 이러다 말 겁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6월 21일 토요일

Column_암달러 시장_2025.06.19

  

- 케네스 로고프

 

* 9년 전 비트코인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했어야 했을 때 화폐의 권위자 케네스 로고프가 막 지은 책 화폐의 종말은 그 답을 제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 로고프는 고액권 지폐가 유통에서 자꾸 사라지는 사실을 지적하며 종이 돈을 없애야 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로고프는 어떤 기술이 등장하면 맨 마지막에 적용되는 건 화폐여서 제련술의 끝은 동전, 인쇄술의 끝은 지폐, 디지털 기술의 끝은 디지털 화폐라고 했습니다.

 

* 그런데 화폐는 인플레이션만큼 늘어나야 하니 가상화폐의 가치는 올라가지 않을 것이고, 마지막 순간엔 중앙은행들이 못 쓰게 규제해 버리면 가치가 0이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마지막 장에서 코인을 사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 달러 패권 -  

 

* 9년 뒤 로고프는 디지털 화폐가 달러를 대체할 수 있다고 기존 주장을 살짝 비틀었습니다. 익명의 거래 시장에서 여전히 종이 돈이 쓰이고 있고, 그 비중은 선진국 20%, 후진국은 30%나 되는데, 그 시장을 디지털 화폐가 장악할 거라고 했습니다.

 

* 달러는 자국 통화 신뢰가 낮은 나라에서, 암 시장 등에서 쓰이는데, 그걸 디지털 화폐가 대체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월급을 코인으로 달라고 성화여서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스마트폰에 코인 지갑을 깔고 있습니다. 은행 송금 비즈니스는 끝났습니다.

 

- 종이 달러 -

 

* 전세계 지하경제 규모를 20%라고 하고 그 시장에서 달러가 아니라 코인이 거래되면 달러는 20%정도 절하되면 됩니다. 미국은 그게 싫은 것 같고 코인을 달러에 묶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지금부터 경쟁은 달러와 코인이고, 더 편리하게 쓰게 해줄 것이냐와 종이 달러를 대체할 것이냐의 싸움입니다. 쓰기 편한 스테이블 코인을 빨리 만드는 회사가 가장 큰 돈을 벌 겁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6월 14일 토요일

Column_신입사원_2025.06.14

  

* 업황 고점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 신입의 몸값이 높아지는 겁니다. 고점에서 경력자는 도저히 구할 수 없습니다.

 

* IMF 직전엔 각 그룹사들이 신입사원들을 대거 뽑은 뒤 버스에 태워 산골짜기 연수원으로 런했습니다. 그렇게 몇 주 동안 가둬놔 다른 회사에 면접을 못 보게 했습니다.

 

* 좋을 때엔 신입사원을 빨리 뽑기도 합니다. 남들이 1월에 뽑으면 12월에 뽑고 그러면 남들이 11월에 뽑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 아폴로 글로벌 -

 

* 주식시장이 좋은지 10년이 돼 가는 미국의 사모펀드들은 1년 반이나 먼저 뽑고 있습니다. 어제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은 2027년에 졸업 예정인 학생들을 채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업황이 꺾여서가 아니라 사모펀드의 큰 고객인 투자은행(IB)들이 인력을 선점하지 말라고 경고했기 때문입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조지타운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은행에 다니면서 이직을 약속한 상태에서 다른 회사와 일하는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 다시 기술에서 돈으로 -

 

* 2013년 즈음 페이스북 신입 개발자 연봉이 골드만삭스보다 많아지는 걸 보고 좋은 인력들이 테크 기업들로 몰리겠구나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미국 사모펀드의 신입 연봉은 15만달러이고 빅테크 신입 개발자들의 연봉도 15만달러입니다. 10년 동안 금융이 테크를 다시 따라잡았습니다.

 

* 세상은 돌고 돌아 미국은 다시 기술에서 금융으로 인재들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미국보다 늦지만 늘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기에 시장이 조금만 더 좋아지면 똑똑한 신입사원들이 20년 만에 금융으로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6월 6일 금요일

Column_퇴장할 시간_2025.06.06

  

- 돈의 배분

 

* 이번 게임의 본질은 돈입니다. 한국 자본시장에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플레이에 방해만 됩니다. 돈이 많이 풀리면 금리는 내려갑니다.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돈에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어차피 빌려줘서 받는 이자도 적겠다 빌리는 사람의 담보와 신용을 더 꼼꼼하게 따집니다. 그리고 담보와 신용이 좋은 부자들에게 돈을 더 배분합니다. 저금리 때 부자가 더 부자 되고 격차는 더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 시간의 가격 -

 

* ‘금리의 역습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에드워드 챈슬러의 책 ‘Price of Time’은 금리를 시간의 가격으로 설명합니다. 돈을 빌린 사람은 사실은 생산할 시간을 빌린 것이고 금리가 높을 때엔 더 빨리 생산하라는 압박을 받는다는 겁니다.

 

* 그래서 저금리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인데,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금리를 낮추는 이유가 생산이 느린 사람도 살 수 있게 만들어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퇴장할 시간 -

 

* 자영업의 힘듦이 금리를 내리고 경기를 부양하는 근거인 것 같아서 찾아봤습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2025년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1996년에 38%였습니다. 30년 동안 자영업자 비율은 절반이 됐고 계속 떨어지는 중입니다.

 

* OECD 국가들은 15%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도 자영업자 비율이 15%가 되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자영업의 기반은 낮은 비용이었는데, 이제 비용이 다 높아지니 구조조정이 일어나는 중입니다.

 

* 앞으로 나타날 저금리는 퇴장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은퇴를 목전에 둔 사람들의 압도적인 지지도 납득이 갑니다. 20 30대는 더 많이 빌려서 더 빨리 생산할 기회입니다. 각자 할 일을 하면 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5월 31일 토요일

Column_이 게임의 본질_2025.05.31

  

- 유동성

 

* 지금 주식시장이 오르는 이유는 돈이 주식보다 많아서입니다. M2 5%씩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도 내렸고 정부도 추경할 테니 돈은 더 늘어날 겁니다.

 

* 우리나라 M2 4,200조원이니까 일년에 200조원 넘게 늘어납니다. 이 돈이 어디로 갈지를 맞히는 게 지금 게임의 본질입니다. 예금, 채권은 가기 싫고 부동산, 채권은 막아놨습니다. 주식만 열려있습니다. 뉴스를 해석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 순환매

 

* 순환매는 돈이 많다는 증거입니다. 이걸 사면 저게 오르고 저걸 사면 이게 오른다고 불평하면 안됩니다.

 

* 주식을 샀다 팔았다 하는 건 수수료, 세금, 시간, 체력을 낭비하는 겁니다. 샀으면 장 끝날 때까지 컴퓨터를 안켜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 쏠림 -

 

* 그러다 보면 주식이 많아집니다. 우선주가 본주로, CB가 주식으로 바뀌고, IPO도 늘어납니다.

 

* 언젠간 돈도 줄어듭니다. 그때부터 좋은 주식, 나쁜 주식이 가려집니다. 사람들은 안좋은 것부터 팝니다. 약한 주식들이 탈락하고 마지막에 가장 센 주식들만 남습니다.

 

* 마지막에 남을 주식을 맞히려 들면 이 게임을 제대로 이해 못한 겁니다. 약한 게 떨어지는 게 아니라 떨어지는 게 약한 겁니다. 남들 팔 때 같이 팔아야 합니다.

 

* 더 중요한 사실은 이 게임이 지금 막 시작됐다는 겁니다. 돈이 적을 땐 남들보다 한발짝 빨라야 하지만 돈이 많을 땐 남들보다 한발짝 느려야 돈을 법니다.

 

* 공부는 장이 안좋을 때 하는 겁니다. 지금은 공부를 안해야 합니다.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시험 전날 밤 샙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2025년 5월 24일 토요일

Column_대박을 찾는 세개의 질문_2025.05.24

  

* 한국에서 대박 주식을 찾으려면 세 가지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기존 제품보다 퀄리티가 더 좋은가, 그런데 가격은 더 싼가, 더 빨리 만들어주는가입니다.

 

* 헬스케어에 이어 AI 반도체가 그 계보를 이어갈 것 같습니다. 이 둘은 성장주를 대표하는데, 지난 2년새 헬스케어는 레벨업했지만 소프트웨어는 제자리입니다.

 

- 가성비 -

 

* 한국이 잘 하는 건 가성비입니다. 지금 방산, 조선, 원전은 모두 이 점이 어필합니다. 헬스케어가 인정받은 것도 가성비를 높여주는 기술이었기 때문입니다. 약의 전달을 쉽게 해주는 기술, 약효의 기간을 늘려주는 기술 등이었기에 사람들은 보다 쉽게 설득됐습니다.

 

* AI 반도체도 가성비로 소구될 겁니다. 데이터센터가 많아지면 전력을 많이 쓰고 그러면 원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지금입니다. 그런데 전력을 언제까지 써제낄 순 없으니 전기를 덜 잡아먹는 방법을 고민하게 될 거고 전력을 덜 쓰는 AI 반도체를 찾게 될 겁니다.

 

- ‘의 인정 -

 

* 그리고 이걸 미국 대기업들에게 컨펌받으면 됩니다. 헬스케어도 미국의 빅파마들에게 인정받으면서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AI 반도체도 빅테크들의 인정을 받게 될 겁니다. 일단 메타가 퓨리오사 AI의 기술이 1.5조원짜리라고 인정해줬습니다.

 

* 빅파마와 한국 바이오테크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긴 것처럼 이제부턴 빅테크와 한국 소프트웨어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길 겁니다.

 

* 그리고 이 들의 주가가 부진하면 더 좋습니다. 미국 주식을 사기 쉬워져서 미국에 더 나은 대안이 있으면 굳이 한국 주식을 사지 않습니다. 빅파마 주가가 쉬었기 때문에 국내 헬스케어가 잘 된 겁니다. 그리고 빅테크도 이제 좀 쉴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